Wednesday's child, Mercre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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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多餘的話= 2008

새 집으로 이사

mercredi 2008. 5. 6. 13:02
나에게는 묘한 결벽증 비슷한 습관이 하나 있다.

인터넷에서 나의 정보가 불특정인에게 노출되었다 싶으면 바로 그 id를 말소시키고

나의 흔적이 남아있던 데이터 공간도 먼지 한 톨까지 싹싹 털어 치우고 다른 곳으로 떠나는

조금은 유별난 습관.

옥션 사태 이후 전에 쓰던 아이디 sumi**####는 이러한 내 기준에 의하면

이미 더렵혀진 아이디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며칠에 걸쳐 몇년간 잊고 지내던 옛날 옛적에 가입한 사이트까지 이잡듯이 뒤져내서

나의 개인정보를 기록해둔 모든 사이트들에서 탈퇴를 하고 흔적을 정리하고

(단지 찝찝한 기분을 풀기 위해, 그것이 소용이 있든 없든은 잘 모르지만;)

한 3년 전에는 '이곳이 나의 마지막 일기장이다'라고 생각했던 이글루스마저 다 헐어버리고

이곳 티스토리로 옮겨왔다.

사실 이글루스나 네이버블로그나 티스토리나.

이글루스라는 사이트 자체는 마음에 들지만 단지 sumi**####라는 아이디 때문이었다.

(그래서 모든 사이트에 동일한 아이디로 가입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는걸

인터넷 사용한지 8년째 되는 지금에서야 통감하고 있다;)

여튼 나의 편집증적인 이사작업은 이제 슬슬 끝이 보인다.

언젠가부터 일기를 잘 쓰지 않아서 당행이지, 예전 페이스대로 계속 글을 써왔더라면

지금처럼 이렇게 손으로 옮기는 짓은 절대 못했을 터...(프로그램 없이 절대 못함;)

여튼, 앞으로는 나의 집을 내 손으로 헐고 다른 곳으로 보따리 싸서 도망가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