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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s child
Monday's child is fair of face Tuesdays's child is full of grace Wednesday's child is full of woe Thursday's child has far to go Friday's child is loving and giving Saturday's child works hard for his living And thd child is born on the sabbath day Is bonny and blithe, and good and gay.
허영심을 잃으면 본능적인 기쁨도 사라진다. 허영심은 자신을 향유하는 것이다. 거울을 쳐다보는 젊은 여인의 눈길. "나는 너무 예뻐. 사람들이 전부 나만 쳐다볼 거야." 이런 생각은 행복을 준다. 혹은 자신을 칭찬하는 신문기사를 읽고 있는 배우의 눈길. "나는 사랑과 숭배를 받고 있어. X보다는 내가 훨씬 낫지." 청중을 바라보는 강연자의 눈길. "모두들 나를 모시려고 야단들이야." 혹은 이렇게 생각하는 남자. "아무리 봐도 나는 정말 잘생겼어. 여자들이 홀딱 넘어갈 거야." 혹은 운동선수. "Y보다는 내가 월등 우수한 선수지." 혹은……. 혹은……. 자신의 현재를 바라보며 허영심을 느끼는 데 무슨 이유가 필요한가. 자신에게 홀딱 반하는 데, 더 정확히 말해, 자기 자신의 시공간적 현상을 사랑하는 데 무슨..
50일의 잠 - 列子와 함께 (박제천) 이 세상의 어느 끝에 있다는 한번 잠자면 50일 만에 깨어나는 그 나라에서 너를 만나기로 하자 뜸부기가 울고, 개망초꽃이 피는 둔덕에서 너와 나는 벌거숭이가 되어 밤도 없고 낮도 없는 사랑을 하자 해와 달과 별이 초롱초롱한 눈매로 내려다보고 바람이며 풀벌레며 나뭇잎들은 귀를 기울여 우리 가슴속에 뛰노는 말들을 엿듣는 그 나라에서 우리는 만나서 사랑하고 헤어지기로 하자 깨어서의 일은 모두 헛것이며 꿈속의 일이 오로지 삶의 몫인 그 나라에서 우리는 50일 동안 잠을 자기로 하자 꿈속에서는 사랑을 하고 한번 깨어나서는 헤어지는 삶을 살기로 하자.
어제 나는 술을 마셨고 마신 뒤에는 취해서 유행가 몇 가락을 뽑았고,어제 나는 술을 마셨고 그래서 세상이 형편없었으므로 안심하고 네 다리를 쭉 뻗고 잤다. 어제 나는 다른 때와 다름없이 정오에 출근했고 출근하면서 버스를 타고 옆에 앉은 여자의 얼굴을 한 번 훔쳐 보았고, 이 여자 또한 다른 여자와 마찬가지로 한 남자의 사랑을 받으리라는 점을 한 남자의 사랑을 받으면 이 여자의 눈에도 별이 뜨리라는 점을 확신했다. 나는 어제 버스가 쉽게 달리는 것을 느꼈고 쉽게 달리는 버스 때문에 이 시대의 우리들이 얼마나 무능한가를 느꼈고 쉽게 달리는 버스 속에서 보아도 거리에 선 우리들의 상상력은 빈약해 보였고 그 옆에 선 아이들 조차 다시 태어나리라는 상상력을 방해했고 나는 다시 태어나기 위해 버스가 고장이 나기를 ..
[고독의 조건] 인간에게는 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타인으로부터 애정과 인정을 얻으려는 뿌리깊은 욕구가 있습니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종류의 동반자가 필요합니다. 낭만적 동반자(Romantic partner) : 사랑과 애정을 나눌 수 있는 애인, 연인, 이성친구 사교적 동반자(Social partner) : 우정을 느낄 수 있는 친구, 부담없이 만나서 생각과 감정을 나눌있는 고향친구, 동문친구, 동아리친구, 취미생활을 같이 하는 친구들 작업적 동반자(Working partner) : 업이나 학업에서 동료애를 느낄 수 있는 일을 같이 하는 직장동료, 학우, 가치나 이념의 실현을 위해 함께 활동하는 동지 가족적 동반자(Familial partner) : 혈연관계인..
1 내가 학생인 건 알겠는데, 그런 자각은 선생님의 존재가 전제될 때에야 가능하니 이는 학생임이 완벽하게 내재화되지 않았기 때문이겠다. 이처럼 선생님이 내준 숙제하듯이 공부를 하고 있는 나는 선생님들이나 펼칠 수 있는, 원리와 결말이 뚜렷하게 들어맞는 을 찾아낼 수 없고, 내 머리 속을 채우기도 급급한 터에 의 공부 법까지 밝혀낼 수도 없다. 그래서 부탁 받은 제목인 를 이라고 제멋대로 바꾸어버렸다. 내가 공부하는 방법은 나의 선생님께 배운 바와 그것을 어줍잖게 응용해서 덧붙인 몇 가지다. 덧붙였다고는 하나 그것도 공부 그 자체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공부 외적인 것인데, 그건 내가 살아가는 세상과 선생님께서 살아오신 세계가 조금은 다른 탓에 필요했던 것이다. 나는 이 두 가지에 해당하는 걸 두서없이 늘어..
동사과/용화반의 잡기장 이름은 다여적화이지요. 새내기적엔 그냥 동양사학과이니 한문으로 알아서 지었으려니 했고, 2학년이 되면서 구추백과, 그의 저서, 그리고 다여적화라는 말의 뜻(불필요한말, 잡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해가 지날수록 다여적화, 혹은 줄여서 다여라는 말이 점점 저에게 각별해지고 또 그 말에 뭔지모를 정이 드는 것 같았지요. 오늘 인문대 홈페이 검색을 하다 우연히 찾은 이 글에서 다여적화가 동양사학과에게, 혹은 용화반에게도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가지는 이유를 하나 더 찾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아래 글은 민두기선생님께서 소천하셨을 때 지금은 미국에 계신 93학번 영헌오빠께서 쓰신 글이라네요. ************************** 마지막 수업의 뒤늦은 깨달음 曺永憲 (박사과정, 93학번..
2002/2/18(월) 12:16 루시드 폴 : 노랗게 곪아 흐르는 시간을 노래하다 그레이 (salinbum@orgio.net) http://gray.oo.co.kr/ 《버스, 정류장》이라는 영화가 2002년 3월에 개봉될 예정이다. 거의 원조교제 수준으로 나아 차이가 나는 남녀의 사랑을 다룬 연애질 영화인데, 글의 시작부터 이 재미있는 제목의 영화를 들먹이는 이유는 바로 영화의 OST에 참여한 루시드 폴(Lucid Fall) 때문이다. 루시드 폴과 《버스, 정류장》의 홍보비디오 감독 김병서 씨는 또 다른 연을 맺고 있기도 한데, 김병서 씨가 루시드 폴의 첫 앨범에 수록되었던 〈너는 내 마음 속에 남아〉라는 곡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했기 때문이다.(쓰고 나니, 억지 연 같다. 세상에 억지가 아닌 게 어디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