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s child, Mercredi

푸쉬업의 진실 본문

=多餘的話= 2001~2007/=多餘的話= 第二期

푸쉬업의 진실

mercredi 2005. 4. 2. 19:02
브라팬티 셋트 10,000원~15,000원으로 세일한다는 말에 솔깃해서 에메필에서 좀 질렀다. 그동안 허접한 염가-_-;브라 이런거에 질리기도 했고 참 잘 입어온 비너스브라가 이젠 수명을 거의 다 한 것 같아서 어디 한 번 새로 장만해볼까 하고 가보았다. 사실 셋트 할인데 혹해서 갔던 건데 어쩌다보니 만이천원짜리 단품브라를 샀는데 솔직히 작업용 속옷의 메카인 에메필에는 플레인한 브라가 거의 없다.. 그래도 딴데 가면 이만오천원 이상 줘야 하는데... 싼게 어디야, 이거라도 있으니 사자 하고 베이지색이랑 네이비로 1/2컵 브라를 사왔다.

아라말대로 에메필 브라는 모아주고 올려주는 기능이 참 엄청났다. 호호호~~~ 나는 찌찌가 자연스럽게 살짝 현수형이여서 미사일처럼 올라간 가슴을 만들어주는 브라가 너무 갖고 싶었었는데, 그래서 언제 한 번 질러서 원더브라를 사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이번에 산 에메필 브라는 푸쉬업 기능이 있는 1/2컵이라 그런지 그럭저럭 가슴 모양이 마음에 들게 나와서 참 좋았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이 그 브라를 하고 나면 저녁에 집에 와서 브라를 부는 순간부터 가슴이 뻐근하고 배란기에 뭉친 것 처럼 아픈 것이다. 처음엔 벌써 배란기인가 아님 이번달이 유난히 가슴이 뭉치나 했었는데 원인은 바로 브라에 있었던 것이었다. 문제의 브라 착용 이틀째, 밤에 집에 들어와서 옷을 벗고나서 거울을 보니 가슴 아래 부분에 브라 컵 안쪽에 있는 턱의 자욱이 확 나있는데 그건 다름아닌 브라는 받치려 하고 가슴은 중력의 법칙에 따라 아래로 내려가려 했던 갈등과 사투의 흔적이었던 거다.

아래부터 위로 꽉 차올라서 빵빵해보이는 가슴을 만들기 위해서는 브라 컵 안에 턱을 주어서 가슴을 위로 올려주어야 하는데 이 브라가 그렇다. 생각해 봐라, 자연스럽게 아래로 향해야 할 가슴을 억지로 위로 눌러서 올리고(이게 바로 그 푸쉬업이다-_-) 위에서는 어깨끈으로 버티고서 하루종일 있다면 그게 얼마나 가슴에 피로가 될지를. 밤마다 어께나 다른데는 다 괜찮은데 유독 젖가슴만 뻐근하고 뭉친 것 같았던 건 바로 아.티.피.셜.하기 그지없는 저 브라, 그리고 그놈의 브라 안에 있는 문제의 그 턱 때문이었던 거다.

이 모든 사실들을 깨닿고 나자 순간 아름다운 가슴 라인이란게 대체 뭔지, 밤마다 뻐근한 가슴 마사지로 풀어가면서 내가 과연 가슴을 올리고 모아야 하는지 의문이 갔다. 물론 그놈의 미사일가슴에 대한 회의도 역시. 미사일가슴? 아 이쁘지~ 이쁘고 말고. 어깨랑 등이 드러난 이브닝드레스를 입은 쭉빵 할리우드 여배우언니들을 바바. 찌찌가 위로 딱 올라붙은데다 계곡 또한 주겨주자나? 이쁘지, 이쁘고 말고. 그런데 원래의 가슴은 중력을 거부할 수 없는데 그걸 그렇게 모으고 올리고서 하루종일 살 수 있느냔 말야. 여성의 신체를 악랄하게 옥죄이는 건 비단 빅토리아 시대의 코르셋만이 아니라는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 뒤늦게 깨달아졌다. 그리고 왜 2세대 페미니스트 언니들이 길거리에서 브라를 불태웠는지가 새삼 뒤늦게 이해가 갔었다. (역시 몸으로 느껴야 제일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한다니깐-_-;)

흠.. 근데 이미 사버린 저 브라는 대체 어찌할 것인가. 별수없이 그냥 해야 하긴 한다. 단지 가끔 해줘야 하겠다.



세줄요약

에메필 가서 푸쉬업 1/2컵 브라 샀다.
내 찌찌엔 부적합 하다.
앞으론 가슴 원래 모양대로 잡아주는 부라자만 살거다.



p.s.

근데 어쩌면 '진짜' 비싸고 좋은 브라는 모양도 이쁘게 잡아주면서도 편안할 것이다. 내가 안해봐서 모르는 거지 뭐... 여튼 돈이 문제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