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s child, Mercredi

[주절]사랑 본문

=多餘的話= 2001~2007/=多餘的話= 第一期

[주절]사랑

mercredi 2005. 1. 5. 00:04
아마도 오늘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가 마지막 회를 방영하나보다. 드라마를 그닥 꼬박꼬박 챙겨서 보는 편은 아니어서 다 보지는 못했지만 어머니께서 좋아하고 보시기 때문에 옆에서 얻어 보면서 대강의 내용만 파악한 정도...
결코 열심히 본 드라마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 드라마는 종종 나에게 몇 가지 감동들을 안겨주었다. 뭐, 당연하지만, 연애 이야기이니까, 결국은 나의 오랜 화두였던 ‘사랑’에 대해서 말이다.
tv에선 수많은 연애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특히 드라마에선, 그 중에서도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젊고 멋진 탤런트들이 나오는 트렌디 드라마에서 연애가 어찌 빠질 수 있으랴? 그렇지만 고백하건데 사실 난 그동안은 드라마 속의 연애는 여중학생이 보는 순정만화보다도 유치하다고 말하며 서울대생의 전형적인 태도, “(팔짱 끼고 고개 뒤로 젖히고)자, 나를 감동 시켜 봐-_-” 태도를 유지해 왔었다. 전혀 공감이라고는 반푼도 내주지 않으며.
내가 건방진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수많은 시청자들 중의 한 명인 나에게 찡한 감동을 줄만큼 그 드라마들 속의 사랑들은 진실되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번 드라마는, 너무나도 빈 틈 없이 잘나신 두 선남선녀 주인공들의 완벽한 연애라는 점에서 더더욱 비현실적이고 더더욱 공감을 자아내지 못 할 수 있기도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완전하다. 저 정도면 됐다. 멋지다.”라는 생각이 드는 사랑을 보여주었기에 이런 글을 쓸 만큼 나에겐 감동이었던 것 같다.
수인이랑 현우는 서로 사랑한다. 다른 모든 통속적인 이야기들 속에서처럼 둘은 티격태격 하고 오해하다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리고 이별을 겪고 나중에 재회해서는 크나큰 시련을 겪지만 그래도 그들의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간략하게 정리하니 다른 연애물들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다. 그치만 이 드라마가 다른 드라마들과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주는 이유는 아마도 두 사람의 사랑이 그냥 흔한 사랑이라고 하기에는 참 크고 진실되게, 그리고 솔직하면서도 성숙하게 전개되기 때문인 것 같다. 더군다나 나와 비슷한 젊은이들의 사랑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연애를 어떻게 시작하지? 그렇지, 두 사람 사이에 느낌이 통해야지. 사랑의 순서도에는 느낌이 전해지지 않는 안타까운 경우도 분명히 있지만 어차피 연애 얘기로 가는 거, 안타까운 짝사랑은 제외시키자. 자, 두 사람 사이에 통하는 그걸 “삘”이라고도 하고 “전기”라고도 하고 “설레임”이라고도 하곤 한다. 아마도 이 글을 읽을 사람들은 대부분이 그런 알싸하면서도 찌릿한 그러면서 한없이 밝고 따스한 감정을 마음에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옛 감정을 더듬으며 글로 재현하기만 해도 온몸을 넘어서 영혼까지 행복해지는 이 느낌... 아아아-0-*) 수인이랑 현우만 서로 느낌이 통해서 사랑에 빠진 건 아니다. 우리도 다 그렇다. 누구나 다 그럴 것이다.
서로의 감정이 확인이 되고 흔한 말로 사귀기 시작하면, 이제 서로 좋아라 한다. 정말로 좋아라 한다. 여기까지는 다 한다. 왠만하면 다 한다. 이제 그 다음 난이도는 바로 이별이나 다툼 혹은 불가항력적인 외부상황 등의 갈등 상황들이다. 이거 잘 넘기면 그 사람은 연애 정말 잘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림처럼, 영화처럼, 운명처럼 만나는 일은 누구도 할 수 있다. 중요한 건 그 만남을, 그 느낌을 어떻게 유지하고 키워 나가냐는 것이다. 설레고 환하고 따스한 마음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언제나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란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어여쁜 마음을 얼마나 소중하게 다뤘는지 다루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적어도 나라도 말이다.

자신의 감정만을 앞세우지 않고 상대를 위할 수 있기.
=>애정을 빌미로 내가 힘들다고 괴롭힌 적이... 백만번--;

오래도록 헤어져도 그 한 사람을 잊지 않고 마음 속 가장 귀한 곳에 간직하고 있을 수 있는 만큼의 애정, 그리고 그 애정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강함과 순수하면서도 성숙한 마음.
=>아직까지 나의 애정이란 외로움 앞에 무릎 꿇는 나약한 애정.

이별할지언정 어떤 어려운 일이 닥쳐도 자신이 힘들다고 소중한 사랑을 쉽게 포기하거나 저버리지 않는 강하고 지조 있는 마음.
=>할 말 없음...

사랑이라고 다 똑같은 게 아니다. 사랑에도 연륜이 있고 도덕이 있고 수준이 있다.
크게 사랑하고 싶다. 성숙하게 사랑하고 싶다.
태진아 선지자께서 그러셨다. 사랑은 장난이 아니라고. 동시에 이런 말씀도 하셨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 (성숙한 사람이 하지요...)
전영록이가 그랬던가, 사랑은 연필로 쓰라고? 전영록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래도 그 말은 구라라고 주장하고 싶다. 사랑은 한 번 틀리면 끝이다. 고칠 수 없고 돌이킬 수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랑은 이타적인 것. 사랑은 상대방을 향하는 것.
역시 사랑은 장난이 아니다. 어여쁜 마음, 쉽게 찾아오는 게 아닌데... 소중하게 다루길. 정말로 소중하게 여기고 쉽게 버리려 하지 말기를. 어떤 관계이든 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