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s child, Mercre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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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多餘的話= 2001~2007/=多餘的話= 第一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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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credi 2004. 10. 24. 02:11
물론, 사람이 순수하고 순박해질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성이 친절하게 대해준 경험이 별로 없다는 것도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아. 약간의 관심과 애정표현에도 거의 졸도 수준의 반응을 보이니 말야. 그동안 사랑에 연애에 많이 서툴고 또 외로움을 너무 많이 탔던 건 내가 남자들로부터 허물없는 호의나 친절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 아니면 이성으로부터 적대시당했던 경험인지도 모르지...

남자가 말야, 어떤 여자가 좋으면 뭐든지 잘 해주고 또 잘 해주려는 게 당연한 건데, 그녀를 위해 돈 쓰는 게 하나도 아깝지 않고 그녀를 만나러 가는 길은 절대로 멀지 않고 그러는 건데, 그게 너무 새롭고 좋아서 훨씬 훨씬 많이 좋아하고 고마워하고 몸둘 바 몰랐던 거야. 사실 한참 예민할 때 남자애들한테 심리적 다굴을 좀 심하게 당했었고 또 처음 연애에서 많은 구박을 받기도 했었어.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나한테 잘해주는 거나 나를 향한 솔직한 애정표현에 눈물이 났던 거지...

한 번 생각해봐, 부모라고 생각했던 사람으로부터 무관심과 박대를 받고 질질 짜고 있는 아이한테 드디어 진짜 부모가 나타나서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당연하다는 듯이, 새 옷과 좋은 음식을 주고 이뻐해주고 관심을 가져준다고 말야. 아이는 처음엔 너무 어색하고 낯설고 의심도 들고 무섭기까지 할거야. 경계하겠지. 그렇지만 그런 관심과 애정은 사실 아이가 정말 원했던 것들이고 자신이 가지지 못해서 많이 억울해 하고 있던 것들이야. 그치만 두렵고 의심이 가. 갈망하면서도 동시에 포기해왔기 때문에 경계하고 의심하는 거야. 그치만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경계가 풀리고 나면 그 사람들이 너무너무 고맙고 소중하겠지. 그리고는 그들을 위해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겠지. 충성을 하게 되는 거야. 그치만 그 충성은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 수도 있어... 그리고 흔하지는 않지만 나쁜 경우, 아이가 이용을 당할 수도 있어.

그동안 몇 번 안 되던 내 연애가 그랬어. 나 이젠 그러지 않아. 나도 순수하게 즐겁게 받고 즐겁게 주고 그럴 거야. 그럴 수 있어. 아................ 난 그동안 거지였어 거지, 애정의 거지... 너무 춥고 배도 고프고 어디 머리 뉘여 쉴 곳도 없고... 비참하고 외롭고... 거지 맞네. 거지 거지 애정의 거지. 음... 결국은 애정결핍이 맞군-_-;

여튼 이제 난 거지가 아니야. 그냥 한들한들 걸어가고 있는 한 젊은 여자야. 돈이 없으면 일을 해. 도움이 필요하면 도움을 청할 수도 있어.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겐 내가 도움을 줄 수도 있어. 혹시 내게 친절을 베풀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진심으로 방긋 웃으면서 “고맙습니다. 정말 친절하시군요^^”. 혹 그 사람이 내 마음에도 든다면 살짝 마음 설레겠지만 너무 서둘러서 감복하지는 않을 거야. 세상에 감복할 일은 따로 있어. 대신에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그만큼 웃고 행복해 해야지. 축하해. 넌 이제 거지가 아니야. 사실 거지는 아니었는데... ^^; 강도를 당했었나봐^^;; 여튼, 너도 이제 줄 수 있어. 파이팅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