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s child, Mercredi

강아지를 보며 본문

=多餘的話= 2001~2007/=多餘的話= 第一期

강아지를 보며

mercredi 2004. 4. 5. 16:52
맑디 맑은 눈을 하고

언제나 경쾌한 발걸음으로 꼬리를 흔들며 다가와서

나의 무릎을, 품을 원하는 저녀석을 보면 조금은 걱정스럽다.

혼자가 되었을 때 얼마나 외로울까 하는 생각에 말이다.

어젯밤에도 계속 같이 자자고 침대로 기어올라오려는 녀석을

(차피 아직 키가 작아서 혼자 힘으로는 못 올라오니까...)

난 멀뚱한, 혹은 어짜면 차가운 눈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지금도 발치로 와서 계속 무릎 위에 올려달로고 끙끙거리다가

포기를 하고는 햇빛을 받으며 창가에서 풋잠이 들어있다.

녀석의 끙끙거리는 소리는 인간의 울음소리와 너무나도 흡사하여

듣고 있는 내 마음은 정말 안타깝고 또 아프기도 하다.

그렇지만 언제까지나 내가 녀석을 돌봐줄 수 있지 않기에...

이렇게 일견 차가워보이는 태도로 녀석을 쌩깔 뿐.

아가야, 사실,

그만큼이 나거든.

좀 더 따뜻한 느낌을 너에게 남겨준 채 너를 달래 돌려보낼만큼

내가 어른이 아니거든... 미안해,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