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s child, Mercre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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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多餘的話= 2001~2007/=多餘的話= 第一期

일기

mercredi 2003. 7. 18. 01:40
1. 초등학교 시절-그림일기
어릴적 나는 그림 그리면서 노는 것을 정말 좋아했다. 그렇지만 글 쓰기는 정말 싫어했다. 그래서 그림만 열심히 그리고 내용은 절대 그림일기장 뒷면으로 넘어간 적이 없다--; (기억 나지요^^? 스케치북인데 앞장엔 그림 그리는 칸과 깍두기 형식으로 글 쓰는 칸 네 줄, 뒷면은 쭉 글 쓴는 면...)

2. 초등학교 시절-그냥 일기장 공책
거의 의무였다. 울면서 썼다, 안 써가면 다음날 손바닥 맞으니까... (일기장 윗부분에 오늘의 날씨, 기상시간, 취침시간 써 있던 것이 생각나는군...)그러면서 약간의 정신적 압박도 있었다. 일기를 꾸준히 잘 쓰는 아이들에대한 칭찬이 교육방송과 어린이 잡지를 통해 항상 들려왔기 때문... 내가 일기를 귀찮아 하는 것이 뭔가 대단히 잘못 되었다고 느끼면서 여전히 울면서 억지로 썼다. 언제나 오늘은 뭐가 어쩌고 어쨌으며 나중에는 어쨌다. 마지막 문장은 언제나 좋았다/재미있었다 등등의 단문들 중 택일.

3. 그 이후-자율일기의 시절
나름대로 일기라는 것의 의미를 깨달아가기 시작. 처음으로 1000원 이상의 돈을 들여 두툼하고 자물쇠가 달린 일기장을 샀다. 그리고보니 당시엔 친구들의 생일선물로 이쁜 일기장이 가장 선호되었군... 그러나 애초에 몸에 배지 않은 습관을 스스로 들이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지만 한 번 쓰면 즐겁게 썼다. 지금와서 중학교때의 몇 안되는 일기를 읽어보면 좀 더 자주 쓸걸 하는 후회가 들곤 한다. (아- 당시 내가 기분따라 색색깔의 펜으로 쓰던 그 일기장의 현란한 색채를 보면...어찌나 유치하고 귀여운지^^;) 고등학교 시절도 비슷. 그러나 일기장 한 권에 등장하는 색깔의 수는 줄어듦^^; 빈도는 중학교 때보다는 늘었다. good sign.

4. 대학 입학 후 아날로그 일기 시절
일기장선택에 대단한 고민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냥 적당한 크기와 두께, 괜찮은 종이질이면 만족. 자물쇠따위는 귀찮고 걸리적거려 생각도 안 함. 퍽 자주, 그리고 한 번 쓰면 엄청 길게 썼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매우 간헐적이었다고 평가.

5. 홈페이지 개장 이후
어느덧 글 쓰는 것을 옛날만큼 증오하지는 않게 되었다. 그러기에 감히 홈페이지따위를 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리라. 개장 초기에 비해서는 업데이트 수가 줄어들었으나 그래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음. positive sign. 지난 글들을 한 번 훓어보면 여전히 아쉬움. 여전히 덜 성숙한 내 모습과 모자란 글솜씨와 게으름때문에 놓아버린 순간들... 아깝다는 생각.

6. 결어
이제 나에게 일기쓰기는 억지로 하는 숙제가 아닌 개인 명상 내지는 성찰의 의미를 가진 행위. 그러니까 열심히 쓰겠다! 라는 식의 교훈적인 결론을 내기는 싫음--; 그렇다, 방금 떠오른 적절한 표현- 우철이오빠의 일기 게시판 제목이 딱이구나. 그래. '내사는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