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s child, Mercredi

큰일났습니다. 본문

=多餘的話= 2001~2007/=多餘的話= 第一期

큰일났습니다.

mercredi 2003. 6. 17. 04:41
정선영이가 또 환상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얼마 전에 뮈샤를 발견했을 때 부터 심상치 않더니 이번에 워터하우스와 번 존스를 발견하면서 증세는 점점 확실해 졌습니다. 게다가 오늘 아는 언니한테서 청순해보인다는 말을 듣고서는 완전히 상상 속에서 즐거워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00학번들로부터 참해보인다, 엘레강스하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더랬죠. 그 때는 침착하게 잘 넘기더니 이번에는 완전히 시험에 들은 것 같습니다 그려...;;) 아까부터 신이 나서 난리입니다. "그래, 이게 바로 내가 원했던 거야, 오호호호..." 그렇지만 제가 보기에는 화관쓰고 뒷동산에서 혼자 춤 추는 광년이 입니다--;

아, 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오랬동안 무의식 속에 잠자고 있던 '그녀만의' 소녀취향이 되살아났습니다. 예를 들면 하늘하늘한 들국화, 데이지꽃 같은 이미지의 것들이지요. 오필리어의 창백한 얼굴에 광기어린 슬픈 눈빛도요. 그리고 숲속에서 까르륵 거리며 순례자들과 사냥꾼들을 홀리는 요정들도 해당됩니다. 어부들을 홀리는 사이렌도 어느정도는... 동시에 점잖고 위엄 있는 귀족 아가씨도 해당됩니다. (그렇지만 그 아가씨의 외모는 꼭 호리호리하고 약간은 우수가 깃들여야만 합니다. 느슨하게 타래를 진 머리에 담장을 하고 조용한 정원이나 테라스에서 독서에 열중하고 있는 그녀-아, 머리카락이 흘러내립니다. 책에서 눈을 때지 않은 채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는 그녀의 옆모습 실루엣은 우아함 그 자체입니다...) 그러므로 어느정도는 낭만주의 시절 유럽의 여성들이 그렇게도 갈망했던 창백한 볼과 정맥이 비치는 가는 손 역시 여기에 포함 겠지요. 한마디로... 위엄있고 점잖지만 마음 속 깊은 곳은 격정적인 감정의 격류가 흐르고 있는 그런... 강하면서도 여리면서도 냉정한 척 하면서도 매우 낭만적이고 비련의 감성마저도 묻어나는... 그런 아가씨 입니다. 꿈이 너무 크지요?(그렇지만 폐병 걸린 모더니스트 시인은 사절입니다)

아- 대체 그녀의 나이가 몇 개더란 말입니까.(이제는 철이 들 때도 된 것 같은데...) 사춘기 소녀도 아니고... 오늘은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나풀거리는 긴 치마에 오월의 신부(브랜드 이름)"연보라색 프릴 달린 블라우스"를 입고 과 사람들을 만났더랩니다. 머리를 할 돈이 없다는 핑계를 대가며 맨날 '새색시 머리'만 하고 다닙니다.(그러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머리가 길면 꼭! 버지니아 울프 머리를 할 것이야! ^0^"이러고 다닙니다. 정말 주책이지--;) 내일 종강잔치에서 그녀를 만나시는 분께서는, 정말 진심으로 간곡히 부탁드리건데, 조용히 한 병 꽂아주시기 바랍니다. 심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