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s child, Mercredi

술 본문

=多餘的話= 2001~2007/=多餘的話= 第一期

mercredi 2003. 5. 18. 23:21
언젠가 이렇게 떠들고 다녔다.

"전에는 술 넘넘 싫어했는데... 마시면 맛 없구 취하는 그 기분 너무 싫구. 근데 요샌 왜이리 잘 넘어가는 거지? 글구 나름대로 술 맛을 알게 된 것 같아... 나랑 술 같이 먹을 사람?"

맞다. 술 잘 넘어간다. 원샷이 쉬워졌다. 취하는 그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다. 술자리에서 소위 그 진지하다는 대화 더 좋아진 것 같다. 누군가와 술잔을 나누며 함께 하고싶은 생각 자주 든다. 1학년 때부터 그래왔지만 술자리가 싫지만은 않은 편이다.

며칠 전에는 용화의 밤이었다. 술이 잘 받았다. 계속 원샷을 했다. 무리했던 것일까. 두 번을 토하고 결국 난 내 몸도 못 가눌 정도가 돼었다. 몸만 못 가눴음 다행이지. 정신도 못 가누었다.

누군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아는 사람에게 이제 술이랑 조금 친해진 것 같다는 말을 하니 이러더라.

"그건 첫째, 니 몸이 망가지고 있다는 뜻이고 둘째, 니 요새 삶이 힘들다는 뜻이야."

맞는 말인 듯 싶다.

또 누군가는 이런 말을 했다. 힘 들 때 술 마셔버릇 하지 말라고. 그것 역시 맞는 말인 것 같다.

게다가, 술을 마시고 취하고 그러는 분위기를 나는 아직 잘 감당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직은. 이 말은 취한 나를 잘 조절 못 한다는 말과 이어져 있는 말일 것이다.

아직은 술을 즐길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