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s child, Mercredi

anxious 본문

=多餘的話= 2001~2007/=多餘的話= 第一期

anxious

mercredi 2003. 5. 11. 20:00
제목이 영어다. 말을 하는 중간에 한국말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있는데도 영어나 일어를 불필요하게 쓰는 것은 매우 안 좋은 버릇이라는 것을 안다. 알면서도 제목을 저따위로 써버렸다. "anxious말고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 " 게으르다. 핑계 또한 매우 좋다.

투정이 지나치게 많이 늘었다.
"난 혼자야.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누구도 나에게 먼저 손 내밀지 않는 것 같아. 사랑 받고 싶은데."
가관이다.

저런 투정에는 게으름이 항상 짝을 지어다니기 마련. 최악이다. 다행히도 다른 사람들을 만나서 민폐를 끼치지는 않고 있다...라고 스스로 자위하고 있긴 하지만, 스스로 다그치고 혼내고 있는중....이긴 하지만 이게 진짜 혼내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먼저 사람이 되어야지. 사랑 받고 싶으면 먼저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어야지. 조금만 눈을 돌리면 친구들이 주변에 꼭 있기 마련이지. 강해져야지. 기타등등..."

주워들은 내용들을 곰씹기도 한다.
"이미 태어나기 전부터 사람들로부터 필요 없는 존재로 인식받았을 경우가 많은 4유형은 어쩌구...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기억하고 노력해 익혀야 한다 어쩌구..."

개인사를 기억해내 억지로 끼워맞추고 재해석 하기도 한다.
"그래... 난 머리가 엄마 골반에 끼어서 예정일보다 한참 뒤에나 제왕절개로 겨우 태어났대... 그 때의 기억이 무의식 속에 남아 이럴지도 모르지. 괜찮아 괜찮아 쉬면 괜찮아질거야..."

.................
갑자기 한나언니가 생각난다. 솔직히 한나언니의 자기 이야기를 읽으면 짜증이 난다. 내용의 발전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나에게도 한나언니와 같은 면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 내가 쓰는 글은 한나언니가 자주(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어디까지나 나의 시각에서 보이고 읽힌 사실)써발기는 그 글과 너무나도 흡사하다. 화가난다. 싫다.

그동안 이 공간에 써내려왔던 글들은 나름대로 읽어줄만한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느끼기에 내가 건강하다고 느낄 때에만 글을 남겼다. 의식적으로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럴 때 글이 땡겼다. 그러나 오늘은 그렇지 않다.

선배들의 홈페이지 일기들을 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 그들도 삶이 고달프고 아플 때가 분명 있다. 자기 자신이 싫을 때가 있다. 그런 내용의 글들을 자기 집, 자기 방인 동시에 열려진 공간인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다. 그런 글들을 읽으면 그들이 어떤 상황인지 어떤 심정인지 어느정도는 느껴진다. 그렇지만 읽으면서 짜증이 나지는 않는다.

분명 그들은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읽는이를 짜증나게 하지는 않는다. 차이는... 자기 이야기'만'하지 않는 것이리라. 읽는이를 위한 배려가 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하기 때문이리라. 아니다아니다... 스스로에게 솔직하다... 스스로에게 솔직하기라, 얼마나 힘이 드는 일인지. 그래, 그거면 충분하다...

바로 전 글에 이런 말을 했더랬지,
"나는 요새 칼날 위에 있다. 모든 면에서."
맞는 말 했다. 그런데 그 칼날 위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를 강구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내 상황을 바꿀 고민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썩고 있다.

"...어느 고요한 호숫가에 닿으면 물과 함께 썩어가겠지..."

썩어서는 안 된다. 막힌 둑을 무너뜨리고 어떠한 모습으로든 흘러가야 한다. 아니, 그 어디에도 둑이란 없을지도 모른다. 방향을 잡고 흘러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