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s child, Mercredi

피서가자 본문

=多餘的話= 2001~2007/=多餘的話= 第一期

피서가자

mercredi 2003. 7. 18. 00:44
요즘 보는 만화중에 '식객(食客)'이란게 있는데 거기에 이런 장면이 퍽 인상깊다. 주인공과 친구들이 시골로 천렵을 갔는데 냇가에서 고기를 잡아 매운탕을 끓이고 반주로 무슨 술을 '만들어' 마시는데 설명만 봐도 매우 땡긴다^^;

"수박의 꼭지를 따고 숫가락으로 속살을 저미고 그 속에 소주와 꿀을 섞어 시원한 계곡에 담궈뒀다 마시면 정승의 삶이 부럽지 않다." 라고 음식 대접을 해주시는 주인공 친구의 어머니가 이야기 한다. 동국세시기에 나오는 말이란다.

하- 군침이 돈다. 여름에 수박처럼 시원하고 갈증 풀기 좋은게 또 어디 있단 말인가. 사실 좋은 사람들과 어딘가 놀러가면 술이 빠질 수 없는데 더운 여름에 그냥 술만 마시면 갈증이 더할 수도 있는데 우리 조상들은 수박과 소주라는 저런 절묘한 조합을 생각해내신 것이다ㅡ.ㅜ

시원하고 달콤한 수박 칵테일을 마시며 좋은 친구들과 계곡에 발을 담그면... 정말 좋을 것 같다. 피서가자라고 제목에 썼지만 어디 멀리 가는 것만이 피서가 아니다. 더위를 피하고 머리와 몸을 식힐 수 있다면 그게 피서다. 나날이 더워지고 계절학기와 지루하기만한 방학과 일상에 찌들어가는 우리에겐 피서가 필요하다. 잠시 피서를 가자. 수박술이 매우 땡기지만 없으면 어떤가. 우리의 구관호프에는 캔맥주가 무려 세 종류나 있다. 자두와 방울토마토도 판다.

이제 필요한 것은 나의 친구들과 우리들의 결의이다- 관악산 계곡, 댐이 있는 곳까지 올라갈...^^

가자, 시원한 물이 있는 곳으로. 가서 더위를 잠시 피했다가 돌아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