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s child, Mercredi

사고방식을 바꿔야겠다. 본문

=多餘的話=2010

사고방식을 바꿔야겠다.

mercredi 2010. 9. 2. 13:30

지금까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고 사랑하게 되면
좋아하니까,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이니까
더 잘해주고 더 사랑해주려고 해왔다.

당신이 너무 좋아!
그러니까 내가 잘 해줘야지.
내가 많이 잘해줄게♡


그런데 문득
그 저변에 깔린 내 진심을
바보같이 이제야 알게 된 것 같다.

"내가 이렇게 잘 해주면 그 사람이 나를 더 사랑해주겠지?"
"좋아해. 당신 사랑 더 받고 싶어.
그러니까 내가 더 잘해줄게.
많이 사랑해줄게."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난 사랑 받는 걸 원하는 사람이고
사랑을 듬뿍 많이 받아야 행복하기 때문이다.

한때는
"왜 나는 받는 사랑을 이렇게 갈구하나?
나 인격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 아닌걸까?
너무 덜 성숙한 것 아닐까?" 하고 괴로워했지만
그건 옳고 그른 것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 됐다.
이건 그냥 나의 자연스러운 내면부터 우러나오는 근본적인 욕구다.
나의 욕구는 곧 나의 본모습.
부정하고 없에려 할수록 비뚤어질뿐.



이제는 누군가가 좋아진다면,
그 사람이 나한테 의미있고 소중한 사람이 된다면,
(물론 그 사람도 나를 좋아한다는 가정하에)
그 사람이 언제까지고 사랑해주고 싶고 곁에 있고 싶은,
그런 마음이 마구 들게 하는 그런 여자가 되는 쪽으로 노력의 방향을 바꿔야 할 것같다.

왜냐하면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경험해본 바
남자는 여자가 잘해준다고 여자한테 빠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잘해주면 고마운 여자가 되지 사랑해주고 싶은 여자가 되지 않는다.
이건 근력운동 하면 근육이 발달하고 유산소를 하면 체지방이 빠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러닝만 뭐빠지게 해놓고
"근육이 안붙어요 어헝헣 제가 바로 내배엽 체질인가요?" 하면 불쌍히 여겨주는 사람조차 안생긴다.
뭐 바보취급은 받겠지;;

남녀사이도 마찬가지다.
사랑받고싶으면 사랑 안해주고는 못배기는 여자가 되면 되는거다.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 포스팅에 써보도록 하겠다.

여튼, 어떤 남자가 정말로 좋다면,
그 사람의 사랑을 계속 받고 싶다면
잘해줘서 환심을 사려 하지 말고
그럴 에너지로 다른 노력을 하라. 
갖고싶은 여자,
계속 옆에 두고 싶은 여자,
딴놈들 말고 꼭 나만이 지켜줘야 할 것 같은 여자가 되는 편이 훨씬 낫다.
노력의 인풋과 만족감의 아웃풋 효율 측면에서도 그렇고,
나의 욕구와 보편적인 남자들의 본성도 거스르지 않으면서 서로 잘 지낼 수 있는 확률은 높아진다.

뭐 그렇다고 앞으로 좋아하는 사람한테 안잘해줄거라는 말은 아니다.
단지, 사랑받기위해 잘해주고 착하고 이쁘게 행동하려고 노력하진 않을거라는 말이다.
이젠 내가 잘해주고 싶을 때,
내가 사랑을 줘서 그것만으로 기쁠 것 같을 때 잘해줘야지.
그리고 삽질 그만하고-_-
꼭 사랑 많이 받아야지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