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s child, Mercredi
요즘들어 말 그대로 강퍅해진 것 같다. 말도 생각도 행동도 다 험하고 거칠어진 것 같아. 좋지 않은데 결코 좋지 않은데... 주변 사람들한테 많이 미안하고 나한테도 미안하다.
50일의 잠 - 列子와 함께 (박제천) 이 세상의 어느 끝에 있다는 한번 잠자면 50일 만에 깨어나는 그 나라에서 너를 만나기로 하자 뜸부기가 울고, 개망초꽃이 피는 둔덕에서 너와 나는 벌거숭이가 되어 밤도 없고 낮도 없는 사랑을 하자 해와 달과 별이 초롱초롱한 눈매로 내려다보고 바람이며 풀벌레며 나뭇잎들은 귀를 기울여 우리 가슴속에 뛰노는 말들을 엿듣는 그 나라에서 우리는 만나서 사랑하고 헤어지기로 하자 깨어서의 일은 모두 헛것이며 꿈속의 일이 오로지 삶의 몫인 그 나라에서 우리는 50일 동안 잠을 자기로 하자 꿈속에서는 사랑을 하고 한번 깨어나서는 헤어지는 삶을 살기로 하자.
대외적 명분 : 새봄맞이 大이사 진실 :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변덕-_-; 맘잡고 엉덩이를 붙인 곳은 5동 전산실. 창밖으론 마임을 배우는 새내기 어린 아이들의 웃음소리. 2003년부터의 글들을 버릴 건 버리고 추릴 건 추리면서 드는 생각은 내가 나도 모르는 새 이곳에서 참 오랜 시간을 보냈구나 하는 생각. 그리고 더불어 내가 이젠 더이상 어린애가 아니라는 생각. 선명히 대비되는 저 05학번 아이들과 제대로 고학번, 혹은 오래된 학생인 나. 긴 말은 언제나 별 소용이 없다. 그냥 다시 진군이다.
내가 다 잘 한 건 아니지만 내가 최선을 다 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가슴벅차하며 내뱉던 당신들의 말들은 사실은 알콜에 벅차 쏟아져 나온 옛 이야기들에 불과한 건가. 그런 건가. 그런 건가. 우리들의 사이라는 게 오랜만에 발음해 보는 "관계 맺음"이라는 게 이런 건가. 이런 건가. 난 잘 모르겠다.
어제 나는 술을 마셨고 마신 뒤에는 취해서 유행가 몇 가락을 뽑았고,어제 나는 술을 마셨고 그래서 세상이 형편없었으므로 안심하고 네 다리를 쭉 뻗고 잤다. 어제 나는 다른 때와 다름없이 정오에 출근했고 출근하면서 버스를 타고 옆에 앉은 여자의 얼굴을 한 번 훔쳐 보았고, 이 여자 또한 다른 여자와 마찬가지로 한 남자의 사랑을 받으리라는 점을 한 남자의 사랑을 받으면 이 여자의 눈에도 별이 뜨리라는 점을 확신했다. 나는 어제 버스가 쉽게 달리는 것을 느꼈고 쉽게 달리는 버스 때문에 이 시대의 우리들이 얼마나 무능한가를 느꼈고 쉽게 달리는 버스 속에서 보아도 거리에 선 우리들의 상상력은 빈약해 보였고 그 옆에 선 아이들 조차 다시 태어나리라는 상상력을 방해했고 나는 다시 태어나기 위해 버스가 고장이 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