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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s child
오늘로 계절 9학점중 6학점이 끝났다. 오전에 사회주의의 역사 시험을 마치고나서 계속 이리저리 하는 일 없이 방황중이다--; 계절학기를 처음 시작하던 때의 마음을 되돌려 보자. 아무 개념 없이 9학점을 듣는다고 이야기하면 매우 놀라워하는 주변 사람들, 계절 9학점은 일반학기 21학점과 맞먹게 빡쎄다고 겁주는 이야기들... 그렇지, 계절 9학점은 일단 그 이름부터 사람을 긴장하게 만든다. 사실 이번 여름 학기는 운이 좋아서인지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생각보다는 덜 빡쎈 기간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내일 수업이 있다, 내일 여섯시간 스트레이트로 연강이다 이런 생각조차 들 이유가 이제는 전혀 없으니 그나마 존재하던 긴장감마저 다 달아나 버렸다. 마치 단단히 조이고 있던 허리띠가 뚝 끊어져버린 기분이랄까. 얼마전에 ..
쓰고 싶었던 생각들이, 감상들이 다 날아가버린 이런 상태는 매우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무래도 컴퓨터를 켜자마자 내 집으로 바로 오지 않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습관을 고쳐야 할 것 같다. 뭐야, 이건 마치 집에는 바로 들어가라는 어린시절의 가르침과 비슷한 모습을 지닌 교훈이 아니던가... 안그래도 요새 계속 옛말 틀린 것 하나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는데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마저...-.-; 오늘 가게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만화방에 들러 작정했던대로 '블루'를 7권까지 다 읽었다. 제목이기도 한 blue라는 말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인물들과 안타까운 인간관계들... 그리고 그 관계들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는 그림과 '시적 말빨'... 오랜만에 기분이 좋아졌다. 142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
지난밤 쏴- 하고 쏟아지던 그 때부터 눈치 챘어야 했다. 거의 하루종일 서울은 빗속에 잠겨있었다. 해가 저물고 빛이 사라질수록 빗발은 더욱 굵어져 급기야는 우산을 쓰고 있는데도 비를 맞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비록 다 젖기는 했지만 대체 얼마만에 보는 시원한 비인지... 종로쪽에 갔다가 집에 돌아올 때쯤 꼭 하는 짓이 있는데 바로 종로부터 시청이나 광화문까지 걸어가기. 종로에 정말 이쁜 사람 만나러 나갔다 돌아오는 길, 오늘도 역시 걸었다. 하루종일 빗속을 걸어서 무릎 근처까지 다 젖어버린 바짓자락을 끌면서 비오는 서울 한 복판을... 그러고보니 비오는 날 그 길을 걸었던 적은 아직까지 한 번도 없다. 참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거리의 새로운 모습들. 언젠가 말했듯이 비가 와서 젖은 대기는 색다른 울림을 전해..
오늘도 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을 뒤지다 '이은혜'라는 이름과 마주치게 되었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원수연과 더불어 90년대 순정만화의 대명사격인 작가이다. 사실 나는 좋아하는 취향은 분명해도 그것에 마니아처럼 파고드는 편은 아니다. 끈기가 부족해서 그런가^^; 고로 이은혜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것은 없다. 또한 나의 만화 취향도 시작할 때의 토종 한국 순정을 벗어나 이제는 도저히 뭐라 설명 할 수 없는 잡탕 입맛이 되어버렸으니... 더 이상 원수연이나 이은혜를 보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아- 지금 비 온다, 젠장--;) 내가 이은혜라는 작가를 처음 접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 한참 사춘기일 나이에 교실에 굴러다니던 점프트리A+를 우연히 봐버리게 되었다. 어머니의 만화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감..
며칠 전에 과방에 굴러다니는 스포츠 신문을 뒤적였더니 놀라운(?) 기사가 하나 있었다. 무엇인고 하니 개그콘서트의 우격다짐과 갈갈이삼형제 꼭지가 이제 곧 끝난다는 것이었다. 사실 나는 테레비를 정말 안 보는 사람이다. 가끔 정말 여유가 나면 쇼파에 묻혀서 리모콘을 딸깍댈 때도 있긴 하지만 그건 정말 일시적이다. 그리고 어찌나 건방진지 연속극이나 쇼프로는 죽어도 안 보고 다큐멘터리나 영화, 만화만 본다. (tv를 볼 때 내가 절대 안 보는 것이 연속극, 쇼프로, 스포츠 중계, 수능특강--;) 그래서 남들이랑 이야기할 때 화제가 많이 딸리는 것일지도 모르지. 각설하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개그콘서트는 예외였고, 여전히 그렇다. 사실 제목도 기억 못 하고 안 하는 쇼프로들은(무슨 프로포즌가... 여하튼 그런 류..
1. 초등학교 시절-그림일기 어릴적 나는 그림 그리면서 노는 것을 정말 좋아했다. 그렇지만 글 쓰기는 정말 싫어했다. 그래서 그림만 열심히 그리고 내용은 절대 그림일기장 뒷면으로 넘어간 적이 없다--; (기억 나지요^^? 스케치북인데 앞장엔 그림 그리는 칸과 깍두기 형식으로 글 쓰는 칸 네 줄, 뒷면은 쭉 글 쓴는 면...) 2. 초등학교 시절-그냥 일기장 공책 거의 의무였다. 울면서 썼다, 안 써가면 다음날 손바닥 맞으니까... (일기장 윗부분에 오늘의 날씨, 기상시간, 취침시간 써 있던 것이 생각나는군...)그러면서 약간의 정신적 압박도 있었다. 일기를 꾸준히 잘 쓰는 아이들에대한 칭찬이 교육방송과 어린이 잡지를 통해 항상 들려왔기 때문... 내가 일기를 귀찮아 하는 것이 뭔가 대단히 잘못 되었다고 ..
요즘 보는 만화중에 '식객(食客)'이란게 있는데 거기에 이런 장면이 퍽 인상깊다. 주인공과 친구들이 시골로 천렵을 갔는데 냇가에서 고기를 잡아 매운탕을 끓이고 반주로 무슨 술을 '만들어' 마시는데 설명만 봐도 매우 땡긴다^^; "수박의 꼭지를 따고 숫가락으로 속살을 저미고 그 속에 소주와 꿀을 섞어 시원한 계곡에 담궈뒀다 마시면 정승의 삶이 부럽지 않다." 라고 음식 대접을 해주시는 주인공 친구의 어머니가 이야기 한다. 동국세시기에 나오는 말이란다. 하- 군침이 돈다. 여름에 수박처럼 시원하고 갈증 풀기 좋은게 또 어디 있단 말인가. 사실 좋은 사람들과 어딘가 놀러가면 술이 빠질 수 없는데 더운 여름에 그냥 술만 마시면 갈증이 더할 수도 있는데 우리 조상들은 수박과 소주라는 저런 절묘한 조합을 생각해내신..
감기에 걸려버렸다. 7월에 말이다, 7월에... 그래도 뭣도 안 걸리는 오뉴월 감기가 아니니 다행이라고 자위하고 있기는 하지만^^; 경과는 이렇다. 지난 일요일, 정확히 말 해 일요일 밤부터 월요일 오전까지 희선이네 있었다. 친구집에서 잔다고 특별히 밤을 새거나 술을 많이 마시거나 담배를 많이 피우거나 여튼 몸에 않좋은 일을 한 기억이 전혀 없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머리는 평소보다 백배는 무거웠고 코는 숨을 쉬기가 어렵다며 찡찡거리고 있었다. 몸이 평소와 다르다고 느끼고 뭔가 한 마디 투덜거려보려 했으나 오호 통재라! 목도 완전히 가 있었다. 이럴수가... 내 기억을 아무리 더듬어 보아도 감기에 걸릴만한 일을 하거다 당한 기억이 전혀 없는데. 어느정도 공인받은 내 기억력을 신뢰한다면 말이다, 젠장--; ..
글을 안 쓴지가 이렇게 오래 됐다니!!! 수련회 다녀오고 나서 나는 대체 뭘 하고 살았던 걸까ㅜ.ㅜ 수련회에서 돌아오고 나서는 오직 '열심히'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 뿐이이었다. 그런데 생각만큼 쉽지가 않았다. 잠은 자도자도 모자라고 밥은 먹어도 먹어도 부족하고... 몸에 기운은 하나도 없고 학교 가면 안 좋아 보인다는 말이나 듣고... 사실 듣고 싶었던 말은 "얼굴에서 광채가 나는구나!!!"였는데...^^; 부끄러웠나보다. 안 좋은 내 모습을 드러내기가. 동시에 언제나 혼자는 외롭다. 혼자는 너무도 외로워- (크라잉넛, 베짱이中) 요즘 에니어그램 책 읽고 있다. 이 집에 놀러와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들은 혹시 알고 있는가? 에니어그램 책 읽고 있다는 저 짧은 문장 하나 쓰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
정선영이가 또 환상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얼마 전에 뮈샤를 발견했을 때 부터 심상치 않더니 이번에 워터하우스와 번 존스를 발견하면서 증세는 점점 확실해 졌습니다. 게다가 오늘 아는 언니한테서 청순해보인다는 말을 듣고서는 완전히 상상 속에서 즐거워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00학번들로부터 참해보인다, 엘레강스하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더랬죠. 그 때는 침착하게 잘 넘기더니 이번에는 완전히 시험에 들은 것 같습니다 그려...;;) 아까부터 신이 나서 난리입니다. "그래, 이게 바로 내가 원했던 거야, 오호호호..." 그렇지만 제가 보기에는 화관쓰고 뒷동산에서 혼자 춤 추는 광년이 입니다--; 아, 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오랬동안 무의식 속에 잠자고 있던 '그녀만의' 소녀취향이 되살아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