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多餘的話= 2001~2007/=多餘的話= 第一期 (79)
Wednesday's child
어제 면접을 마치고 라운지에서 잠시 노가리를 깐 후 밥을 먹으러 학관으로 가는 길이었다. 아방궁 근처를 "어~ 춥다춥다~"하면서 종종걸음으로 지나가고 있는데 누가 나를 부른다. "야옹- 야옹- 야옹-" 마치 사람이 '정선영-"하고 불렀을 때와 느낌이 그닥 다르지 않다. (신기하다) 돌아보니 검정과 고동색이 아주 패셔너블하게(!!!) 섞인 냥이 한 마리가 금방울 같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니가 불렀냐?" "야옹-" "어라^^; 언니랑 놀까?" "야옹!" "배고파?" "야옹!" "소세지 사다줄까?" "야옹!!" "^^;;" 양이는 춥고 발이 시려워서 눈 온 바닥으로는 가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왼쪽 발은 조금 다쳤는지 계속 오므리고 있다. 처량하게 관심과 애정을 갈구하는 녀석을 쓸어주..
오늘은 전공진입을 위해서 학교에 왔다. 전필에 권총 두자루 때문에 의례 진입 안 되려니 하고 있었는데 아 꽈사에서 연락이 오네... 전공진입 하라고... 권총이 있더라도 규정상 4학기 이상 등록에 66학점 이상만 이수했으면 전공진입 일단 하고 권총은 나중에 재수강 하면 된다고... 얼마 안 남은 인문계학과군 아이들을 다 배정시켜버리려는 의도인 것 같다. 여튼 덕분에 불량대학생--;인 나는 구제된 셈이다. 오늘 서류는 다 냈고 나중에 서사과 과사에 면접일정만 알아보면 된다. 한숨을 크게 쉬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동안 4학기가 넘도록 전공 없이 인문계학과군으로 나아있는 것이 나름대로 큰 부담이었기에... 그게 어디 가서 남들이 대학생이면 전공이 뭐냐고 물어볼 때 서양사학과 다닌다고 하자니 사실 아직 진입을..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2호선 지하철 안. 서울대입구에서 내리려고 하는 순간 내 눈에 들어온 피 한 장. 이주노동자 투쟁에 관한 것이었다. 누군가 뻘쭘함과 그보다도 더한 승객들의 무관심을 무릅쓰고 뿌렸을 피가 문과 의자 사이 좁은 공간에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나도 잠시 피세일을 하던 때가 있었으렸다. '피'를 뿌리다가 손가락에 '피'가 맺혔던 적도 있었으렸다. 방금 뽑아온 따끈따끈한 피를 한 뭉텅이 품에 안으면 그 알싸한 잉크냄새가 코를 찔렀으렸다. 문이 열리고 그냥 내려서 어서 집으로 돌아가 춥고 피곤한 졸린 몸을 달랠 수도 있었지만, 잠시 허리를 숙여 버려진 피를 줍는 것은 대단한 수고도 아니리라. 줍자마자 나는 마치 오랜동안 만나지 못 했던 그리운 연인에게 입맞추듯이 급히 그 피를 코로..
연장투표를 이틀이나 했는데 잠적 집계한 최종 투표율이 46.86%랜다. 너무 기가 막히고 안타까워서 할 말이 없다. 그렇지만 50.##% 하는 거랑 뭐가 크게 다른가? 어차피 반쪽 학생회 이야기는 나 1학년 때부터, 아니 그 전부터 계속 나오던 이야기. 지금이 바로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시기인가? 만약 그렇다면 2003년은 정말로 슬픈 해이다. 방금 스누나우에 가봤는데 이번 총학선거 결국 무산됐다고 한다. 3월에 재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함. 11/26 14:14 x
오랜만에 활짝 웃어본다. 왜냐면 오늘 연대에 전태일 열사 추모 예배에 갔는데 (그 얘기는 나중에 다른 글에서^^) 진짜로 오랜만에 정연이를 만났기 때문! 정연이랑은 여름 신앙 수련회 때 처음 만난 사이인데 정연이라는 녀석은... 흐음냐^^ 녀석은 정말 이쁘고 귀엽고 그러면서도 믿음직한 구석이 있는 그런 '이쁜후배'랄까^^* 이번 수련회는 조원들끼리 개인적으로 친해질만한 상황은 아니어서 정연이랑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수련회 때 같은 조를 하는 동안 여러 면면을 볼 수 있었는데 그 때 모습이 내 기억에 참 좋게 남았던 것 같다. 아, 글구 둘이 원투원 할 때 산 구경 다니면서 이런 저런 얘기 했던게 문득 떠오르는군^^ 그 때 참 재미있었는데^^ 여튼 수련회 이후로 한 번도 보지 못 ..
오늘은 인문대 선거 2차 유세날이었다. 아무리 이제 아무 일도 안 하더라도 선거나 430같은 굵직한 일들에는 관심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평소의 다짐 때문이었을까, 하루종일 비가 내려서 추운 날씨였지만 그래도 유세는 꼭 봐야겠다는 마음에 해방터를 찾았다. 1차 유세가 있던 날이었나, 라운지에서 만난 준형오빠가 유세가 칼타임으로 시작했냐고 물어보며 세상 참 많이 변했다는(것 처럼 보이는^^;)표정을 지었던 것이 문득 생각난다. 오늘도 유세는 거의 칼로 시작했다. 선거 유세라는 중요한 행사를 할 때 학우들과 한 약속 시간을 지키는 것은 의당 당연한 일인데도 관악타임이 점점 없어지는 사실이 어느정도는 낯설은 일...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시간 약속을 잘 지키는 것 같은 기본이 그동안 지켜지지 않다가 이렇게 ..
나의 장점 50가지 1. 나는 매우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솔직한 사람이다. 2. 나는 감수성이 풍부하다. 3. 나는 기억력이 좋다. 4. 나는 언어 습득 능력이 뛰어나다. 5. 나는 노래를 참 잘 한다. 찬송가, 복음성가, ccm, 민중가요, 투쟁가, 가요, 락, 다 잘 부른다. 아참, 흑인음악엔 약하군^^; 6. 나는 자가 치유력이 높은 편이다. 속상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웬만해선 혼자서 기분전환 시킬 수 있다. 7. 나는 매사에 긍정적이다. 8. 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 한다. 9. 나는 불평불만이 적다. 10. 나는 참을성이 많다. 11. 나는 상냥한 성품을 지녔다. 12. 나는 상대방을 배려할줄 안다. 13. 나는 예술적 센스가 있는 사람이다. 14. 나는 매사에 책임감이 강하다. 약속은 ..
"컴플렉스가 있다는 건 더 나아지려는 의지가 있다는 뜻이다." -모든 것을 낙관적으로 보시는 기계형 선생님 컴플렉스... 나쁘게만 볼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컴플렉스를 뒤집으니 나아지고자 하는 의지가 나오는군:)
뭐라 제목 붙이기가 애매하거나 생각하기가 귀찮아지면 붙이는 제목들이 있다. '몇 월 몇 일 일기'라던지 '생활총화'라던지...; 오늘은, 미래에서 온 편지 살림이 끝났다. 살림장을 비롯한 모든 살림원들에게 무한한 감사와 사랑을. 마지막 날인데 모두 참석하지 못 한 점은 아쉽지만 그래도 뭔가 해냈다는 생각에 뿌듯한 저녁이다. 이번 살림을 통해 얻은 것들이 많기는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까운듯 하지만 멀었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또 그들이 어떻게 자신을 이야기 하는지 어떻게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가는지를 좀 더 가까이서 가식 없이 바라보며 배울 수 있었던 점이 가장 남는 것 같다. 그리고 살림이 끝난 오늘, 아직도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오늘 양돌편으로 영래가 동두천으로 자대 배치 받았다는 소..
금요일 저녁. 오랜만에 어머니와 테레비를 보고 있는데 동해안에서 잡힌 엄청나게 큰 가오리 이야기가 나왔어. 길이 3미터, 무게 3톤 가량의 무지무지 큰 가오리. 보통 가오리는 1미터에 8키로 정도 밖에 안 나간대. 정말 신기했지. 어린시절 어린이 잡지에서 읽었던 대형 오징어 이야기와 블라디보스토크의 해양박물관에서 본 애기 목욕탕 만한 조개껍데기가 그리고 해저 이만리에 나오는 거대한 문어까지... 가오리로부터 시작한 바다친구들이 내 머리 속을 스쳐지나갔고 바다에 대한 일종의 경이감까지 드는 것 같더라구. 이렇게 티브이로 보는 나도 그런데 그 가오리를 직접 집은 사람들, 포구에서 직접 가오리를 본 사람들은 대체 얼마나 신기하고 기가 막혔을까. 그런데 나는 더 이상 감상적인 경이로움에만 젖어있을 수는 없었어...